삶의 지도 - 글또 10기 지원기

date
Sep 17, 2024
slug
map-of-life
author
status
Public
tags
Etc
summary
type
Post
thumbnail
3.jpg
category
updatedAt
Oct 9, 2024 06:28 AM

삶의 지도란?

글또를 지원하기 위해 작성하게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발자취를 훑어보는 글 입니다.
 

제 유년시절은요…

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 9년간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했습니다. 피아노를 치게 된 이유를 돌이켜보면, 곡을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이었어요. 연습곡을 선택할 때면 작곡가가 살았던 시대의 상황을 상상하며 감정을 이입해 곡에 녹여내는 과정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음의 셈여림과 속도를 통해 곡에 대한 저만의 해석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오선보에 그려진 다양한 기호들을 따라야 했지만, 동시에 제 나름의 해석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미리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시작해보자!"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입니다. 이러한 성향 덕분에 피아노를 오랫동안 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주하는 순간의 즐거움과 실력이 늘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이 저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해줬습니다.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도 제가 즐겁게 하는 일을 지지해주시며 응원해주셨죠.
이런 일상을 보내던 중, 저는 다소 늦은 사춘기를 겪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철이 드는 시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가 끝나갈 무렵, 현실적인 고민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 들었던 생각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내가 이 길을 계속 간다면, 지금까지 피아노를 위해 들인 비용을 다 회수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이러한 질문을 시작으로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보며, 앞으로 추가로 들어갈 비용들(예를 들어, 교수 레슨 비용 등)에 대해 미리 계산해보는 등 진로에 대해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었어요.
이런 고민 끝에 들인 비용 대비 미래의 수익이 충분치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을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예체능 관련 진로를 접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때 피아노 그만두신 거 후회 안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끝내주는 취미가 생겼어요."라고요. 어떤 곡이든 연주하고 싶으면 바로 악보를 구해서 연주할 수 있는 능력은 제가 오랜 기간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도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운동, 독서, 피아노 연주 이 세 가지를 번갈아가며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 첫 직업은요…

고등학교 1학년 2학기부터 저는 현실적인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 취업이 쉬운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당시 고등학생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어요. 취업을 위해 학과를 선택하는 A타입과 학교의 명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B타입이었죠. 저는 A타입에 속했습니다.
그 당시 빠른 취업을 원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보건 계열을 선호했어요. 저 역시 그 중에서 의료기사인 치과위생사를 선택했습니다. 빠른 취업이 보장되고, 비위가 약한 제게 적당한 정도의 의료 환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예체능에서 보건계열로 진로를 변경했기에 소홀했던 과목들의 기본기를 챙기기 위해 노력했어요. 많은 친구들도 저와 비슷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노력했겠지만, 당시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에 새벽 3-4시까지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시기를 보내며 치위생학과에 진학했고, 대학 시절엔 보건 계열 특성상 빽빽한 시간표를 따라 바쁘게 지냈어요. 국가고시를 준비하며 열심히 달렸고, 무사히 취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벌써 5년 전인 2019년 이네요.
첫 1년은 정말 열심히 배우고 실무를 연습하며 보냈습니다. 그 덕분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아요. 경력이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임상 업무가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했어요. 내원 환자들의 질병명이나 처치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반복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몸은 편해지는데 이대로 도태되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임상 업무에서 성장할 기회가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하던 중, 저는 지속적인 성장과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단순히 반복되는 업무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졌어요. 그래서 저는 퇴근 후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약 6개월 동안 이런 일상을 유지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성취감은 제가 원하는 만큼의 만족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제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어요. 제 자신이 반복적인 업무보다는 새로운 도전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자기 인식은 제가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어요.
 

제가 개발을 시작한 계기는요…

이전 직업에서 경험과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저는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내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제 강점이 팀워크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협업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게 큰 만족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기 이해를 기반으로, 저는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이 가능하면서도 팀 협업이 중요한 직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고민과 탐색 끝에, 제 성향과 잘 맞는 새로운 진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개발자라는 직업이었죠. 개발자는 제가 원하던 지속적인 성장과 도전, 그리고 협업 환경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였습니다.
개발자라는 진로를 탐색하면서, 제 임상 경험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것 같아요. 치과위생사로 일하는 동안 EMR(전자의무기록) 프로그램과 여러 공공기관의 웹사이트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함들이 떠올랐거든요.
그때마다 '이런 시스템을 내가 직접 개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죠.
이러한 경험과 생각들이 결국 개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겪은 불편함을 해소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어요. 이는 제가 개발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개발을 할 기회는 수십년이 남았다고 생각하는데(제 생각입니다) 위 목표는 제가 이루고싶은 인생의 과제 중 하나로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최종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협업한 팀원들의 노력을 담은 결과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최근 관심사는요…

제 최근 관심사는 메타인지입니다. '메타인지, 생각의 기술'이라는 책을 통해 이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습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협업을 해내고 싶습니다.
프로덕트 개발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자신과 팀원들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더 효율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만들고,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메타인지를 통해 소프트 스킬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로서 기술적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 내에서의 의사소통과 협업 능력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메타인지를 활용해서 이러한 소프트 스킬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되고싶은 사람은요…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은 좋은 리더십을 가진 팀장입니다. 이는 제 장기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갖게 된 계기는 최근에 읽은 책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떻게 일하나요?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 중 하나는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팀장 때문이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구절은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좋은 팀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팀원들의 성장과 만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았습니다. 또한 작은 경력이지만, 실무를 경험해보면서 제 자신이 협업하는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큰 만족감과 보람을 느끼는 사람임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제가 좋은 팀장이 되고자 하는 열망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는 프론트엔드 개발에만 국한되지 않고 백엔드에 대한 지식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는 프로젝트나 기능의 일정 관리와 업무 분장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함입니다. 기술적인 역량과 더불어, 팀원들과의 소통, 멘토링, 그리고 팀 문화 조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팀원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팀장이 되고 싶습니다. 기술적 전문성과 인간적인 면모, 리더십을 겸비해서 팀원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팀의 성과를 높이고, 동시에 팀원 개개인의 만족도와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 그리고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지는게 제 장단기적인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